개발자 커뮤니티 SIPE 3기 회고

개발자 커뮤니티 SIPE 3기 회고

후기 쓰는 데까지(사실 마음먹는 데까지) 상당히 오래 걸렸다.

처음부터 말하겠지만, 개발을 더 즐겁게 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활동이다.

지금 4기 지원받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지원하면 좋을 듯 하다.

SIPE
개발자들이 함께 교류하며 성장하는 IT 커뮤니티

왜 지원했어요?

SIPE를 지원할 때의 나는 이제 막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AWSKRUG 에서 발표도 해보고, 소규모 주니어 컨퍼런스 참여해보고, 다양한 활동들을 시도했다.

분명 좋았다. 배우는 것도 많았고, 많은 사람들도 만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겐 해소되지 않는 갈증같은 것이 있었다.

TMI 지만 나는 정보보안학을 전공했다. 내 주변 지인들은 개발자가 아닌 보안 컨설턴트/모의 해커가 대부분이었고, 보통 하는 업무 또한 모의해킹이나 취약점 분석등이 주였다. 같은 IT 직군이나, 방향이 분명하게 달랐다.

그렇다. 내겐 개발자 지인이 없었던 것이다.

보통의 활동들은 기술세션 위주로 돌아가서, 네트워킹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커뮤니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개발자 지인을 사귀고, 인사이트를 얻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떨어져도 경험일거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던 것 같다.

SIPE, 뭐가 다른가요?

SIPE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사람을 얻어가는 것이 목적이다.

적어도 난 활동하면서 그렇게 느꼈고, 실제 네트워킹이 굉--—장히 활발하다.

사이드프로젝트가 중심이 되어서 미친듯이 개발하는 다른 동아리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는 정규 세션 활동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정규 활동

SIPE 3기는 3/16일의 OT를 시작으로 약 4개월 동안 진행되었다.

기억나는 활동들을 중심으로 얘기를 해보겠다.

OT :: 내향인도 괜찮아요

난 집-회사 아니면 어딜 가질 않는다. (아.. 가끔 미용실도 간다.)

그런 극극극극극 내향 집순이에게 집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 모조리 초면인 사람들은 나를 두렵게 했으나... SIPE 의 OT는 내가 겁먹은 것보다 훨씬 친절했다.

뭐든지 첫인상은 참 중요하다.

가자마자 귀여운 굿즈와 함께 자리가 배정되었고,

내 테이블에는 나와 비슷한 직군(Spring 이 아닌 Backend)의 사람들이 모였다.

처음부터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비슷한 직군이다 보니 서로 할 얘기가 끊임없이 나왔던 것 같다.

자연스러운 진행과 잔뜩 쫄아있던 나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네트워킹 시간이었다.

시작부터 느낌이 상당히 좋았다.

MT : 이게 되네?

SIPE 활동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경험이다.

내 기준 딱 한번 만난 사람들과 MT를 갔고... 신선했다.

가타부타 말 붙이지 않겠다. 즐거웠고, 이상하게도 여기서 많이 배웠다.

다른 개발자들의 삶, 환경을 이토록 오랫동안 들어본 적이 있었나 싶다.

사담콘 : 처음으로 운영해본 기술 컨퍼런스

발표는 해보았으나, 내가 운영진이 되어 컨퍼런스를 열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지라, 사담콘의 TF를 신청했고 이 또한 정말 귀중한 경험이었다.

단체 후드집업도 주문해보고, 다른 연사자분들의 발표도 피드백도 드려보고, 장소도 사전에 확인해보고... 인생 전반적으로 경험의 질이 올라갔다고 감히 얘기해본다.

내가 언제 특정 장소의 조명과 마이크 품질, 화면의 해상도를 걱정해보겠는가?

약 120명 가량의 인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컨퍼런스.

어디가서 말은 안해도 오랫동안 내겐 즐거운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1차 미션 발표 : npm 패키지를 배포해봤어요

MT 때 놀고 수다떠는 것 말고도 중요한 일정이 있었다.

하고싶은 미션을 발제하고, 해당 미션의 팀을 짜는 것!

난 이전부터 npm 패키지를 배포해보고 싶었던지라, 그냥 다짜고짜 만들어서 발제했다.

cowsay 라는 유명한 cli 프로그램이 있는데, 메시지 내용과 포맷을 정해서 실행시키면 소가 말하는 듯한 출력물이 나오는 것이다.

여기서 영감을 받아 내가 좋아하는 페페를 이용해서 frogsay 라는 패키지를 만들었다.

이게 왜.. 다운로드 수가 300이 넘어가는지는 모르겠으나, 개발하면서 즐거웠다.

사실 개발은 하루도 안걸렸다. 왜냐면 다른 유저가 이미 만들어준 패키지를 가져다가 쓰는 패키지였기 때문에... 코드를 읽고, 사용법을 익히는데에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난 오픈소스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어서, 이렇게라도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읽는데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 (읽는 연습을 하다 최근 nest에도 기여하게 되었는데, 이 부분은 추후 다른 포스팅으로 다뤄보겠다.)

사이프톤 : 버스타서 1등 하기

SIPE의 해커톤이다.

사실 할 말이 거의 없는게, 나와 함께 했던 백엔드 동료분이 거의 다 작업을 완료해두셨다(?!). 놀랍게도 이제 시작해볼까? 했는데 인프라면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코드면 코드.. 완벽하게 만들어져있었다.

엄청난 역량의 디자이너 분들과 프론트엔드 개발자분들께서 힘써주신 덕분에 가만히 있어도 1등을 해버린.. 우등버스 탑승객이 되었다.

간단한 정보 입력으로 이벤트 카드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띠링

기타 : 쓰기엔 너무 많아...

이 밖에도 사이데이션, 내친소 등 정말 많은 활동들이 있었다.

다 하나같이 운영진분들의 노고가 느껴질 정도로 퀄리티 좋고, 잘 기획된 활동들이다.

마무리하며

난 SIPE에서 성장의 동력을 다시금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같이 성장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이에 한 축이 되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4기 운영진에 지원했다. 3기 활동하면서 내가 느꼈던 좋은 점들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벌려놓은 일이 꽤 있어서, 당분간 다른 활동을 추가하지는 말아야지 했지만...

그냥 나와 시간을 같이 갈아넣어보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개발자의 생태계는 독특하다.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같은 분야의 사람들사이에서 성장해보고 싶다면 이런 활동들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리크루팅에도 힘을 쏟고 있으니, 좋은 사람들이 많을거라 소심하게 자신해본다.

수미 상관식으로 다시 한번 SIPE 4기 지원을 독려하며 끝내보겠다.

S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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